
책소개
박원희 시인의 시집 『고양이의 저녁』이 푸른사상 시선 195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순의 나이에 이르러 살아온 길을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삶의 가치를 견고하게 다지고 있다. 이 세계의 존재들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시인의 노래는 많은 생명을 품은 산처럼 고요하고 넉넉하기만 하다.
목차
제1부
테트라포드 / 산길 / 떠나는 길 / 장마 / 꿈 / 늙은 애인 / 맹꽁이 / 존재 / 문장 / 구름의 두께 / 닭 / 방황 / 곡우의 우암산 / 봄날 / 붉은 달
제2부
비단길 / 돼지는 간다 / 개미 / 금천 / 목포에서 / 죽음 / 변 / 서벽 / 물야에서 / 물의 노래 / 고양이의 저녁 / 친구 / 아주까리 / 미친 사랑을 위한 노래 / 보살사 가는 길
제3부
어머니 생신에 / 무덤에서 / 아버지 1 / 허산 / 장승백이 골목길 / 이사의 시간 / 분서(焚書) / 바닥 / 약 / 꼭지 / 별을 세다 / 아버지 2 / 똥 싼 길 / 어머님 전상서 / 월훈, 마른장마
제4부
특방어 / 시끄러운 노래 / 주상절리 / 머리를 깎다 / 흔적 / 저녁에 / 마스크 / 그날의 기억 / 살의(殺意) / 노랑 지붕 / 민주를 찾습니다 / 풀꽃 / 작업일지 1 / 작업일지 2 / 노동의 시간
작품 해설 : 이순(耳順)의 길- 맹문재
테트라포드 / 산길 / 떠나는 길 / 장마 / 꿈 / 늙은 애인 / 맹꽁이 / 존재 / 문장 / 구름의 두께 / 닭 / 방황 / 곡우의 우암산 / 봄날 / 붉은 달
제2부
비단길 / 돼지는 간다 / 개미 / 금천 / 목포에서 / 죽음 / 변 / 서벽 / 물야에서 / 물의 노래 / 고양이의 저녁 / 친구 / 아주까리 / 미친 사랑을 위한 노래 / 보살사 가는 길
제3부
어머니 생신에 / 무덤에서 / 아버지 1 / 허산 / 장승백이 골목길 / 이사의 시간 / 분서(焚書) / 바닥 / 약 / 꼭지 / 별을 세다 / 아버지 2 / 똥 싼 길 / 어머님 전상서 / 월훈, 마른장마
제4부
특방어 / 시끄러운 노래 / 주상절리 / 머리를 깎다 / 흔적 / 저녁에 / 마스크 / 그날의 기억 / 살의(殺意) / 노랑 지붕 / 민주를 찾습니다 / 풀꽃 / 작업일지 1 / 작업일지 2 / 노동의 시간
작품 해설 : 이순(耳順)의 길- 맹문재
출판사서평
테트라포드
산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죽는다는 것은 목숨을 버리는 일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를
산다는 것을 생각하며
길을 바라본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방파제 끝
테트라포드가 서 있는 저녁
고양이의 저녁
드럼통 위
고양이 새끼가 젖을 먹고 있습니다
젖을 먹이는 고양이는 서 있습니다
새끼 두 마리는 정신없이 먹고 있습니다
에미 고양이 눈을 부라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봅니다
비는 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우산을 들고 쳐다보았습니다
신기하고
불쌍하고
측은하다는 듯
어미 고양이 앞발을 들어
나에게 저리 가
저리 가
하며
발을 들썩이고
불쌍한 시대를 벼르며 가는
고양이
철길 옆 드럼통 위
기차는 생각 없이 지나가고
나도 지나가고
저녁은 언제나 비를 맞고
고양이는 소리 없이 젖을 먹이고... 더보기
시끄러운 노래
나는 이 시끄러운 나라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
매일 무언가 해보고 싶은 것들이 일어서는 나라가 행복하다
부끄러운 보따리를 풀어헤치며 하나씩 해결해가는 것이 행복하다
감출 것이 없어진 나라가 행복하다
80년 100년 전의 암울했던 현실
깜깜한 밤길을 승냥이가 난무하는 길을 가던 선조들
70년 전 분단의 비극을 겪으며 반목의 세월을 견딘 아버지의 아버지의 또 아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다 벗고 마음까지도 잃어버린 역사 앞에서 우리는 빚진 자
나는 나라가 시끄러운 게 행복하다
조용하면 나라인가
수천만 일억이 모여 살며 더 시끄러운 나라
행복은 크게 올 것인데
아침 해는 동해를 일으켜 세우며 붉은색으로 온다
세상을 태우며 가슴을 태우며
온다
휴전선 깊이 물든 단풍도 타고
가슴도 활활 타오르는
11월에 앉아
언젠가 시끄러운 더 시끄러운 날을 기다린다
장마당에 보따리를 풀고
온 민족이 한풀이하는 날 시끄럽지 않고
행복할 수 있으랴
그날이 오면 나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노래 부르리라...
산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일이다
죽는다는 것은 목숨을 버리는 일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할지
버려야 할지를
산다는 것을 생각하며
길을 바라본다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방파제 끝
테트라포드가 서 있는 저녁
고양이의 저녁
드럼통 위
고양이 새끼가 젖을 먹고 있습니다
젖을 먹이는 고양이는 서 있습니다
새끼 두 마리는 정신없이 먹고 있습니다
에미 고양이 눈을 부라리고
지나가는 사람을 쳐다봅니다
비는 오고 있었습니다
나는 우산을 들고 쳐다보았습니다
신기하고
불쌍하고
측은하다는 듯
어미 고양이 앞발을 들어
나에게 저리 가
저리 가
하며
발을 들썩이고
불쌍한 시대를 벼르며 가는
고양이
철길 옆 드럼통 위
기차는 생각 없이 지나가고
나도 지나가고
저녁은 언제나 비를 맞고
고양이는 소리 없이 젖을 먹이고... 더보기
시끄러운 노래
나는 이 시끄러운 나라에 사는 것이 행복하다
매일 무언가 해보고 싶은 것들이 일어서는 나라가 행복하다
부끄러운 보따리를 풀어헤치며 하나씩 해결해가는 것이 행복하다
감출 것이 없어진 나라가 행복하다
80년 100년 전의 암울했던 현실
깜깜한 밤길을 승냥이가 난무하는 길을 가던 선조들
70년 전 분단의 비극을 겪으며 반목의 세월을 견딘 아버지의 아버지의 또 아버지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다 벗고 마음까지도 잃어버린 역사 앞에서 우리는 빚진 자
나는 나라가 시끄러운 게 행복하다
조용하면 나라인가
수천만 일억이 모여 살며 더 시끄러운 나라
행복은 크게 올 것인데
아침 해는 동해를 일으켜 세우며 붉은색으로 온다
세상을 태우며 가슴을 태우며
온다
휴전선 깊이 물든 단풍도 타고
가슴도 활활 타오르는
11월에 앉아
언젠가 시끄러운 더 시끄러운 날을 기다린다
장마당에 보따리를 풀고
온 민족이 한풀이하는 날 시끄럽지 않고
행복할 수 있으랴
그날이 오면 나는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노래 부르리라...
저자소개
박원희
맑은 고을 청주에서 태어나 자랐다. 1995년 『한민족문학』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한국작가회의 충북지회 회원, 민족문학연구회 회원, 엽서시동인, 충북민예총 부이사장이다. 시집으로 『나를 떠나면 그대가 보인다』 『아버지의 귀』 『몸짓』 『방아쇠증후군』 『아내』 등이 있다.
최근작 : <고양이의 저녁>,<방아쇠증후군>,<몸짓> … 총 4종
최근작 : <고양이의 저녁>,<방아쇠증후군>,<몸짓> … 총 4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