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소개
쉬는시간 어때요 시리즈 1
해이수·김태용·김덕희 엮음 『요즘 문창과 어때요?』 출간
한국문학의 내일을 이끌 청춘들의
솔직하고 대담한 출사표!
생생한 실기고사 체험담과 진지한 문학관−
예비 문창인을 위한 청소년 진로 멘토링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문학이 될 수 있다면.
그 문학은 수많은 책의 문장들, 기억과 망각의 문장들로
가득한, 언어의 우주일 것이다.“
쉬는시간 ‘어때요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요즘 문창과 어때요?』가 출간되었다.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는 이 시대 청소년에게 ‘문예창작과’를 소개하는 가이드 북이다. 재학생 및 졸업생의 생생한 실기고사 체험담과 진지한 문학관이 담겨 있으며 지도교수인 해이수·김태용·김덕희 작가가 예비 문예창작인들이라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실기와 면접으로 치러지는 치열한 입시, 습작 과제 제출이라는 미션의 연속인 대학의 교과 과정, 그리고 졸업 후에도 끝나지 않는 글쓰기와의 싸움이 21명의 진솔한 목소리를 통해 전해진다. 이 책은 크게 운문과 산문, 장르별로 어떻게 입시 과정이 다른지를 소개할 뿐 아니라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직면하는 문제들, 졸업 후 진로 설정에 대한 끝없는 고민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작가 지망생 청춘들의 뜨거운 성장담이 이 한 권에 실렸다.
수업 과제를 위해 멀뚱히 멸치를 바라보거나 공모전을 위해 도서관에서 시를 쓰던 날. 나는 생활이 깃든 글을 써야지 글이 생활을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휴학과 복학, 처음으로 상을 받게 된 날, 곁에 있는 사람의 외형은 조금씩 변해 가도 우리가 가진 마음은 공통되고 분명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문학과 사람을 위하고 사람 아닌 것들을 오래 바라보며 감응하고자 하는 노력.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서 닫히는 게 아니라 더 넓은 곳까지 퍼져 나갔으면 했다.
―장대성, 「희미함으로 분명해지는」 부분
결국 이 책은 ‘대학 입시 뚫기’라는 미션을 넘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진득하게 글 쓰는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일종의 작은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해’라는 말 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김민정),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쓰는 것(이소담), 글쓰기를 통해 다른 세계로 이동해 보는 것(강한조앤), 글의 힘은 쓰는 사람에게 있다는 것(강화평), 사라지는 존재를 기억하는 힘이 문학 속에 있다는 것(한다혜), 비교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내고 함께 성장해 가는 기쁨을 맛보는 것(임찬주), 한 번 쓰인 기록은 영원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장대성), 작가가 되기 전 먼저 독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김태용)…….
이런 명명백백한 진실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문학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쓸 수 있을 거라고 힘주어 말한다.
책의 말미에서 해이수 교수는 소설 습작생을 위한 세 가지 정신과 다섯 가지 행동을 강조한다. 세 가지 정신은 ‘몰입(Flow)’, ‘방식의 새로움(Innovation)’, 문턱을 넘기 위한 ‘절대량(Threshold value)’ 충족이다. 아울러 소설 습작생을 위한 다섯 가지 행동으로는, 첫째 플랜(Plan) 세우기, 둘째 지속적 수련(Practice), 셋째 플롯(Plot)의 운동 개념 이해, 넷째 문단(Paragraph)의 효율적 직조, 다섯째 프린터(Printer) 구비하기를 꼽는다.
김태용 교수는 “상상력은 생각의 무한한 자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약 속에서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며 “이제 막 글쓰기의 모험을 시작한 예비 작가들을 선발하는 기준은, 참신한 상상력을 어떻게 문학 언어의 세계로 끌어모으는가에 있다. 언어적 상상력의 뿌리는 우리가 읽은 책에서 온다. 문학의 (무)질서를 만드는 능력 역시 풍부한 독서가 바탕이 된다.”고 조언한다.
김덕희 교수는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써 보는 것이 학생 때의 임무이자 특전이라고 말하며, “무릇 오래 빛나는 예술들은 어문과 자연과 역사와 철학 등에서 출발”했으므로 학교의 교육 과정들을 잘 소화하면 그 어떤 글감이 주어지더라도 “백지 위에서 펜을 휘두르며 신나게 놀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응원한다.
해이수·김태용·김덕희 엮음 『요즘 문창과 어때요?』 출간
한국문학의 내일을 이끌 청춘들의
솔직하고 대담한 출사표!
생생한 실기고사 체험담과 진지한 문학관−
예비 문창인을 위한 청소년 진로 멘토링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문학이 될 수 있다면.
그 문학은 수많은 책의 문장들, 기억과 망각의 문장들로
가득한, 언어의 우주일 것이다.“
쉬는시간 ‘어때요 시리즈’ 첫 번째 작품으로 『요즘 문창과 어때요?』가 출간되었다.
인생의 진로를 고민하는 이 시대 청소년에게 ‘문예창작과’를 소개하는 가이드 북이다. 재학생 및 졸업생의 생생한 실기고사 체험담과 진지한 문학관이 담겨 있으며 지도교수인 해이수·김태용·김덕희 작가가 예비 문예창작인들이라면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실기와 면접으로 치러지는 치열한 입시, 습작 과제 제출이라는 미션의 연속인 대학의 교과 과정, 그리고 졸업 후에도 끝나지 않는 글쓰기와의 싸움이 21명의 진솔한 목소리를 통해 전해진다. 이 책은 크게 운문과 산문, 장르별로 어떻게 입시 과정이 다른지를 소개할 뿐 아니라 대학에 들어간 이후에 직면하는 문제들, 졸업 후 진로 설정에 대한 끝없는 고민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작가 지망생 청춘들의 뜨거운 성장담이 이 한 권에 실렸다.
수업 과제를 위해 멀뚱히 멸치를 바라보거나 공모전을 위해 도서관에서 시를 쓰던 날. 나는 생활이 깃든 글을 써야지 글이 생활을 잡아먹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휴학과 복학, 처음으로 상을 받게 된 날, 곁에 있는 사람의 외형은 조금씩 변해 가도 우리가 가진 마음은 공통되고 분명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문학과 사람을 위하고 사람 아닌 것들을 오래 바라보며 감응하고자 하는 노력. 나는 그것이 우리에게서 닫히는 게 아니라 더 넓은 곳까지 퍼져 나갔으면 했다.
―장대성, 「희미함으로 분명해지는」 부분
결국 이 책은 ‘대학 입시 뚫기’라는 미션을 넘어, 어떻게 하면 좀 더 진득하게 글 쓰는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가에 대한 일종의 작은 지침서라고 할 수 있다. ‘사랑해’라는 말 없이 사랑을 표현하는 것(김민정),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을 쓰는 것(이소담), 글쓰기를 통해 다른 세계로 이동해 보는 것(강한조앤), 글의 힘은 쓰는 사람에게 있다는 것(강화평), 사라지는 존재를 기억하는 힘이 문학 속에 있다는 것(한다혜), 비교하기보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찾아내고 함께 성장해 가는 기쁨을 맛보는 것(임찬주), 한 번 쓰인 기록은 영원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장대성), 작가가 되기 전 먼저 독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김태용)…….
이런 명명백백한 진실을 통해 이 책을 읽는 당신도 문학에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쓸 수 있을 거라고 힘주어 말한다.
책의 말미에서 해이수 교수는 소설 습작생을 위한 세 가지 정신과 다섯 가지 행동을 강조한다. 세 가지 정신은 ‘몰입(Flow)’, ‘방식의 새로움(Innovation)’, 문턱을 넘기 위한 ‘절대량(Threshold value)’ 충족이다. 아울러 소설 습작생을 위한 다섯 가지 행동으로는, 첫째 플랜(Plan) 세우기, 둘째 지속적 수련(Practice), 셋째 플롯(Plot)의 운동 개념 이해, 넷째 문단(Paragraph)의 효율적 직조, 다섯째 프린터(Printer) 구비하기를 꼽는다.
김태용 교수는 “상상력은 생각의 무한한 자유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제약 속에서 발휘되는 경우가 많다.”고 이야기하며 “이제 막 글쓰기의 모험을 시작한 예비 작가들을 선발하는 기준은, 참신한 상상력을 어떻게 문학 언어의 세계로 끌어모으는가에 있다. 언어적 상상력의 뿌리는 우리가 읽은 책에서 온다. 문학의 (무)질서를 만드는 능력 역시 풍부한 독서가 바탕이 된다.”고 조언한다.
김덕희 교수는 다양한 주제와 방식으로 써 보는 것이 학생 때의 임무이자 특전이라고 말하며, “무릇 오래 빛나는 예술들은 어문과 자연과 역사와 철학 등에서 출발”했으므로 학교의 교육 과정들을 잘 소화하면 그 어떤 글감이 주어지더라도 “백지 위에서 펜을 휘두르며 신나게 놀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응원한다.
목차
차례
24학번·운문 실기
문장을 넘어 _ 김나현(숭실대)
어려운 일 _ 김민정(숭실대)
마트료시카 오믈렛 만들기 _ 김현우(단국대)
하기 싫은 일도 해내는 것 _ 박윤서(한양여대)
그럼에도 적고 싶다는 마음 _ 이소담(한양여대)
두 편의 꿈 _ 이한서(단국대)
24학번·산문 실기
BPM _ 강한조앤(한양여대)
흔적을 남기는 중입니다 _ 강화평(단국대)
내가 원하는 글쓰기 _ 김아인(숭실대)
그럼에도 마음먹는 일 _ 이민진(숭실대)
데굴데굴 도토리 라이프 _ 정수연(한양여대)
한 문장 _ 한다혜(단국대)
졸업생
무게를 올리는 법 _ 곽재민(단국대)
나와 남과 문예창작학과 _ 김병준(숭실대)
함께 쓰는 이유 _ 유정윤(한양여대)
커넥팅 _ 임찬주(한양여대)
희미함으로 분명해지는 _ 장대성(단국대)
좋은 소설을 쓴다는 것 _ 조민아(숭실대)
지도교수
문예창작인을 위한 기도 _ 해이수(단국대)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문학이 될 수 있다면 _ 김태용(숭실대)
전하지 못했던 심사평 _ 김덕희(한양여대)
24학번·운문 실기
문장을 넘어 _ 김나현(숭실대)
어려운 일 _ 김민정(숭실대)
마트료시카 오믈렛 만들기 _ 김현우(단국대)
하기 싫은 일도 해내는 것 _ 박윤서(한양여대)
그럼에도 적고 싶다는 마음 _ 이소담(한양여대)
두 편의 꿈 _ 이한서(단국대)
24학번·산문 실기
BPM _ 강한조앤(한양여대)
흔적을 남기는 중입니다 _ 강화평(단국대)
내가 원하는 글쓰기 _ 김아인(숭실대)
그럼에도 마음먹는 일 _ 이민진(숭실대)
데굴데굴 도토리 라이프 _ 정수연(한양여대)
한 문장 _ 한다혜(단국대)
졸업생
무게를 올리는 법 _ 곽재민(단국대)
나와 남과 문예창작학과 _ 김병준(숭실대)
함께 쓰는 이유 _ 유정윤(한양여대)
커넥팅 _ 임찬주(한양여대)
희미함으로 분명해지는 _ 장대성(단국대)
좋은 소설을 쓴다는 것 _ 조민아(숭실대)
지도교수
문예창작인을 위한 기도 _ 해이수(단국대)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문학이 될 수 있다면 _ 김태용(숭실대)
전하지 못했던 심사평 _ 김덕희(한양여대)
출판사서평
작품 속으로
‘행동을 취하고 그 과정 속에서 충실하게 살되, 결과는 나에게 유리하게 나타날 거라 믿고 내맡기며 살기. 그러니까 어차피 인생에 나타나는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내 인생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현재를 묵묵히 살아가기.’ 나는 이 문장을 계속해서 읊조리며 집으로 향했다.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흰 눈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걸로 되었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김나현, 「문장을 넘어」 부분
입시 준비는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문예창작 입시라는 게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의 결과가 너무 좋으면 내일의 결과가 두려워졌다. 당연한 거지만 힘들었고 막막했다. 글 속에서 고쳐야 할 부분을 듣고 있는데도 나는 고치는 방법을 몰랐다. 힘이 있는 문장을 쓰라니. 손에는 힘을 가득 주고 시를 쓰는데 나의 문장에는 힘이 없다고 했다.
―김민정, 「어려운 일」 부분
최근에는 ‘문학 오믈렛’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이 참 쉽지가 않다. 읽어야 할 책도 많고 배워야 할 지식도 많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꾸준히 나만의 가능성을 채워 넣으려 한다. 오믈렛 안에 오믈렛을 만들듯 글을 읽고 글을 쓴다. 트러플을 볶아 넣어 만든 것도 오믈렛이고, 그냥 소금과 후추를 적당히 뿌려 만든 것도 오믈렛이므로. 나의 문학은 노릇노릇 익어 가고 있다.
―김현우, 「마트료시카 오믈렛 만들기」 부분
수업을 듣는 강의실에서 호수가 내다보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일렁이는 수면이, 맑은 날에는 반사되는 빛들이 마치 저를 응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강의를 듣다가 감정이 복받친 적도 있습니다. 문학을 배우는 기쁨, 창밖으로 반짝이는 호수, 열정이 담긴 강의가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습니다.
썼습니다, 씁니다, 쓸 것입니다. 저는 과거에도 썼고 이 순간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쓸 겁니다.
―강화평, 「흔적을 남기는 중입니다」 부분
직접 다녀 본 문예창작과는 생각보다 더 문학과 친밀하면서도 자유로운 곳이었다. 시와 소설뿐만이 아닌 게임이나 영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소모임 수도 많아서 경험 쌓고 싶은 분야에 들어가 배우면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김아인, 「내가 원하는 글쓰기」 부분
어떻게든 사는 이야기 같은 것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이야기보다 그 사람이 남긴 오래된 자동차를 수십 년째 고쳐 타다 결국 어느 가을 마침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같은 것들을 쓰고 싶다고. 어쨌든 살아 있는 것들의 이야기를 적고 싶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겼다. 살아 있으면 된 거 아닌가. 그것만으로도 정말 장한 일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정수연, 「데굴데굴 도토리 라이프」 부분
‘단편 열 편을 쓴 사람은 문을 두드리세요.’ 손가락으로 내가 썼던 단편의 개수를 세어 봤지만, 왼손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러곤 나는 구시렁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기필코 열 편 쓰고 저 문을 두드리러 가겠다는 오기와 함께 말이다.
―곽재민, 「무게를 올리는 법」 부분
‘모든 훌륭한 사람들의 뒤에는 반드시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자 나는 이마를 후려치고는… 그 통증 속에서 잊고 지내던 할머니의 기도하던 음성과 달삭이던 주름진 입술이 떠올라서 눈물을 뚝, 뚝, 흘렸는데… 신음인지 탄식인지 모를 것을 내뱉다가 결국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무릎을 꿇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훌륭한 작가가 나의 수업에서 나오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으므로 강의실에서 내가 하는 모든 말도 기도의 연장선에 해당한다.
―해이수, 「문예창작인을 위한 기도」 부분
누군가 이제 막 책 속의 문장을 곱씹으며 언어의 우주에 첫 문장을 쓴다. 그 누군가의 밤이 열린다. 밤은 누군가의 언어들로 풍부해지고 노래하게 된다. 오래지 않아 나는 그의 밤을 읽는 독자가 될 것이다. 찬바람이 불고, 입시철이 다가오면, 예비 작가들의 손끝이 날카로워진다. 그들의 손끝에 영리하고 다채로운 언어의 빛이 닿기를.
―김태용,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문학이 될 수 있다면」 부분
대학 진학을 목표로 문학을 ‘공부’할 게 아니라 자기 예술의 토양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지금을 즐기기 바란다. 글쓰기의 이모저모를 배우는 동시에 타인의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살피면 좋겠다.
―김덕희, 「전하지 못했던 심사평」 부분
‘행동을 취하고 그 과정 속에서 충실하게 살되, 결과는 나에게 유리하게 나타날 거라 믿고 내맡기며 살기. 그러니까 어차피 인생에 나타나는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필요한 일이기 때문에, 내 인생은 그 자체로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현재를 묵묵히 살아가기.’ 나는 이 문장을 계속해서 읊조리며 집으로 향했다.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흰 눈이 참 예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걸로 되었다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김나현, 「문장을 넘어」 부분
입시 준비는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이었다. 문예창작 입시라는 게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늘의 결과가 너무 좋으면 내일의 결과가 두려워졌다. 당연한 거지만 힘들었고 막막했다. 글 속에서 고쳐야 할 부분을 듣고 있는데도 나는 고치는 방법을 몰랐다. 힘이 있는 문장을 쓰라니. 손에는 힘을 가득 주고 시를 쓰는데 나의 문장에는 힘이 없다고 했다.
―김민정, 「어려운 일」 부분
최근에는 ‘문학 오믈렛’을 만들고 있는데, 이것이 참 쉽지가 않다. 읽어야 할 책도 많고 배워야 할 지식도 많아 답답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꾸준히 나만의 가능성을 채워 넣으려 한다. 오믈렛 안에 오믈렛을 만들듯 글을 읽고 글을 쓴다. 트러플을 볶아 넣어 만든 것도 오믈렛이고, 그냥 소금과 후추를 적당히 뿌려 만든 것도 오믈렛이므로. 나의 문학은 노릇노릇 익어 가고 있다.
―김현우, 「마트료시카 오믈렛 만들기」 부분
수업을 듣는 강의실에서 호수가 내다보입니다. 비가 오는 날에는 일렁이는 수면이, 맑은 날에는 반사되는 빛들이 마치 저를 응원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부끄러운 얘기지만, 강의를 듣다가 감정이 복받친 적도 있습니다. 문학을 배우는 기쁨, 창밖으로 반짝이는 호수, 열정이 담긴 강의가 오래도록 생각날 것 같습니다.
썼습니다, 씁니다, 쓸 것입니다. 저는 과거에도 썼고 이 순간도 쓰고 있고 앞으로도 쓸 겁니다.
―강화평, 「흔적을 남기는 중입니다」 부분
직접 다녀 본 문예창작과는 생각보다 더 문학과 친밀하면서도 자유로운 곳이었다. 시와 소설뿐만이 아닌 게임이나 영화 시나리오 등 다양한 분야를 배울 수 있도록 커리큘럼이 짜여 있다. 소모임 수도 많아서 경험 쌓고 싶은 분야에 들어가 배우면 된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김아인, 「내가 원하는 글쓰기」 부분
어떻게든 사는 이야기 같은 것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세상을 멸망시키려는 이야기보다 그 사람이 남긴 오래된 자동차를 수십 년째 고쳐 타다 결국 어느 가을 마침내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같은 것들을 쓰고 싶다고. 어쨌든 살아 있는 것들의 이야기를 적고 싶다는 확고한 신념이 생겼다. 살아 있으면 된 거 아닌가. 그것만으로도 정말 장한 일이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정수연, 「데굴데굴 도토리 라이프」 부분
‘단편 열 편을 쓴 사람은 문을 두드리세요.’ 손가락으로 내가 썼던 단편의 개수를 세어 봤지만, 왼손은 필요하지도 않았다. 그러곤 나는 구시렁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기필코 열 편 쓰고 저 문을 두드리러 가겠다는 오기와 함께 말이다.
―곽재민, 「무게를 올리는 법」 부분
‘모든 훌륭한 사람들의 뒤에는 반드시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자 나는 이마를 후려치고는… 그 통증 속에서 잊고 지내던 할머니의 기도하던 음성과 달삭이던 주름진 입술이 떠올라서 눈물을 뚝, 뚝, 흘렸는데… 신음인지 탄식인지 모를 것을 내뱉다가 결국 나도 누군가를 위해서 무릎을 꿇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다. 훌륭한 작가가 나의 수업에서 나오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으므로 강의실에서 내가 하는 모든 말도 기도의 연장선에 해당한다.
―해이수, 「문예창작인을 위한 기도」 부분
누군가 이제 막 책 속의 문장을 곱씹으며 언어의 우주에 첫 문장을 쓴다. 그 누군가의 밤이 열린다. 밤은 누군가의 언어들로 풍부해지고 노래하게 된다. 오래지 않아 나는 그의 밤을 읽는 독자가 될 것이다. 찬바람이 불고, 입시철이 다가오면, 예비 작가들의 손끝이 날카로워진다. 그들의 손끝에 영리하고 다채로운 언어의 빛이 닿기를.
―김태용,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이 문학이 될 수 있다면」 부분
대학 진학을 목표로 문학을 ‘공부’할 게 아니라 자기 예술의 토양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지금을 즐기기 바란다. 글쓰기의 이모저모를 배우는 동시에 타인의 삶을 애정 어린 눈으로 살피면 좋겠다.
―김덕희, 「전하지 못했던 심사평」 부분
저자소개
해이수, 김태용, 김덕희
작가 소개
해이수
소설가.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 장편소설 『눈의 경전』, 에세이 『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등을 냈다.
김태용
소설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를 거쳐 현재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문예창작전공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풀밭 위의 돼지』 『포주 이야기』, 장편소설 『러브 노이즈』 등을 냈다.
김덕희
소설가.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급소』 『사이드 미러』, 장편소설 『캐스팅』 등을 냈다.
해이수
소설가.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캥거루가 있는 사막』, 장편소설 『눈의 경전』, 에세이 『기억나지 않아도 유효한』 등을 냈다.
김태용
소설가.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를 거쳐 현재 숭실대학교 예술창작학부 문예창작전공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풀밭 위의 돼지』 『포주 이야기』, 장편소설 『러브 노이즈』 등을 냈다.
김덕희
소설가. 현재 한양여자대학교 문예창작과에 재직 중이다.
소설집 『급소』 『사이드 미러』, 장편소설 『캐스팅』 등을 냈다.